index.html

교육정보

<학종시대> 희망 학과 겨냥한 '북 스펙' 쌓기… 회당 30만원짜리 독서 수업 성행

페이지 정보

작성자 원장님 작성일16-07-01 20:31 조회2,126회 댓글0건

본문

희망 학과 겨냥한 '북 스펙' 쌓기… 회당 30만원짜리 독서 수업 성행

입력 : 2016.06.29 03:00 | 수정 : 2016.06.29 18:00

[Trend] 학종시대 新풍속도 (6)
학원들 "독서활동도 '설계'가 필수… 대학 가려면 전략적으로 책 읽어야"
학부모 "수준 높은 책엔 '책 선생님' 필요"… 교사 "독서 사교육은 돈 낭비"
 

"독서활동도 '설계'가 필수입니다. 무턱대고 읽었다간 시간만 낭비하죠."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독서전문학원. 16㎡(약 5평) 남짓한 교실에서 고교생 5명이 칼 세이건(Sagan)의 책 '코스모스'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었다. 천문학과 지망생인 이들은 우주를 다룬 이 작품의 해제(解題)를 듣고 그룹을 나눠 40분간 토론한 뒤 독후감을 작성했다. 수업료가 회당 30만원을 웃돌지만 주말반 수업은 방학기간인 8월말까지 접수가 조기마감돼 대기 인원만 수십 명에 이른다. 강사 이여진(가명·36)씨는 "교과목과 희망 전공을 연계해 학생부종합전형에 맞춤한 책을 추천한다"며 "책 고르기조차 막막하거나 독서효율이 떨어지는 학생도 커리큘럼만 잘 따르면 전공에 맞는 독서스펙을 쌓을 수 있다"고 했다.

독서력은 비(非)교과를 대표하는 대입(大入) 경쟁력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6 학생생활기록부 기재요령'에 따르면 교사는 독후감 등 독서기록을 토대로 해당 학생의 관심 분야, 독서 성향, 독서 전후 변화 등을 파악해 이를 생활기록부 '독서활동상황'에 기입해야 한다. 이 독서 이력(履歷)은 자기소개서·면접 등 대입에서 전공적합도를 입증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수시전형 선발인원 전원을 학종으로 뽑는 서울대의 경우 수시모집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 언급한 책이 2014년 8700여 권에서 2016년 9400여 권으로 약 8.05% 증가했다.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수시모집 인원이 늘며 독서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균 기자
 
독서력으로 전공적합도를 평가받다 보니 '독서스펙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준다'며 학생들을 끌어 모으는 독서 사교육도 성행하는 중이다. 대치동의 한 논술학원은 학생부를 점검해 1년 과정의 커리큘럼을 짜 독서지도 하는 대가로 320만원을 받는다. 내신시험과 6월·9월 모의평가 전후를 제외하고 32주간 진행해 총 16권의 책을 읽는 코스다. 지망 대학이나 학과가 비슷한 또래 2~3명이 그룹을 지어 듣는다. '의대(醫大) 독서 커리큘럼'을 이수 중인 한 학생의 엑셀 파일을 열어보니 주(週)마다 읽어야 하는 책 이름과 저자, 출판사명이 나왔다. 16권의 책은 '교양과정' '전공기초과정' '전공심화과정'으로 구분돼 있다. 강사 정현주(가명·40)씨는 "희망학과가 불확실한 저학년 때는 '다양성' 위주로, 지원 대학과 전공이 선명해지는 고학년 때는 '전문성' 위주로 책을 읽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학년별·단계별로 전공적합도를 보여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스펙을 쌓아야 한다"고 했다.

'더 테이블'이 지난달 7일 이투스 2018 대학입시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 206명을 설문한 결과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평가요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내신(81.1%)에 이어 독서활동(10.8%)이 꼽혔다. '내신'이라 대답한 164명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非)교과 평가요소'를 물으니 절반이 넘는 92명(56%)이 '독서활동'이라고 답했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을 대비해 독서지도 등 비교과 영역을 위한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49명(23.7%)이 '있다'고 답했다.


대치동에서 만난 학부모 김지영(44)씨는 "수업료가 고액이지만 수준 높은 책을 소화하려면 '책 선생님'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내신 공부하느라 정신없는 딸에게 '책 스트레스'를 줄여주려고 학원에 등록했다"고 했다. 한 학원 관계자는 "컨설팅을 따로 받지 않으면 독서 리스트 작성에 시간과 정성을 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일선 교사들은 "독서 사교육은 돈 낭비"라고 지적한다. 정규 수업시간 일부를 독서시간으로 편성하거나 과목별 서평(書評) 쓰기를 수행평가 항목으로 대체하는 등 학교에서 충분히 독서이력을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생활기록부 작성은 교사 고유의 권한이라 사교육이 만들어준 독서기록으로 의심될 경우 이를 등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김은선 분당 송림고 교사는 "독서 사교육이 읽은 책 숫자를 늘려주고, 독서 포트폴리오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줄 순 있겠지만 필요 이상으로 가격이 비싸다"며 "학교도 독서 관련 상설·자율동아리 활동이나 방과 후 학교, 학부모 연계 독서활동 등 독서이력을 채워줄 다양한 모델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학교 현장이 독서활동 관리에 철저하지 못해 사교육을 양산한다는 지적도 있다. 교사 박지아(가명·36)씨는 "학생 개개인의 독서성향을 파악해 생활기록부를 작성하려면 독후감이 어느 정도 쌓이는 1·2학기 기말고사 전후로 기록물을 받아야 하는데, 담임교사의 경우 1000자씩 30명을 써줘야 하는 등 업무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며 "귀찮은 마음에 학원서 컨설팅 받아온 결과물을 아무 생각 없이 붙여넣는 일부 교사들의 비양심 때문에 사교육 혜택을 받는 학생들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송민호 이화여대 교수는 "학생들이 학교 프로그램에 충실히 임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독서력, 이렇게 길러라]  도움 주신 분: 송민호 이화여대 평생교육원 교수

-'학과(學科) 맞춤형 독서'를 지양하라.

성적·진로탐색 등 다양한 변수로 희망 전공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대학들도 '자율전공''무(無)전공'을 지향하는 추세. 특정 학과에 편중된 독서는 자칫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독서 균형'을 염두에 두어라.

한 주제를 두고 찬반 시각을 가진 책을 함께 읽어라. 사안이나 논의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기를 수 있다.

-'보편성'과 '독자성'이 결합한 독서 리스트를 짜라.

'서울대 추천 도서목록''서울대 합격생 도서목록' 등 일반적인 독서리스트를 통해 꼭 읽어야 하는 책을 선별하고, 자신의 관심 분야를 눈에 띄게 보여줄 수 있는 나만의 책도 골라라.

-하나의 주제나 현상을 다루더라도 하늘 아래 '똑같은 책'은 없다.

인구고령화를 주제로 잡았다면 인구정책(행정), 노인우울증(심리), 노인 의료정책(의학) 등 다채로운 시각의 책을 섭렵하라.

-융합형 인재를 원하는 사회의 수요에 맞춰 문과(文科)도 이과(理科) 책을, 이과도 문과 책을 곁들일 필요가 있다.

학문 간의 경계를 다채로운 독서로 스스로 무너뜨려 보자.

-서평(書評)이나 논술 등 자신만의 시각을 보여줄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라.

독서를 단순히 '읽는 활동'만으로 끝내기보단 글을 통해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기록해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사교육보다 학교 내 독서프로그램이나 독서동아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학생부종합전형의 핵심은'학교생활'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